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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벽두, 국민 분노 지수 높인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특검의 수사에 대해 불만 표하면서 헌재에 탄핵 기각 압박 의도 있는 듯

고 건 | 기사입력 2017/01/02 [11:22]

신년 벽두, 국민 분노 지수 높인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특검의 수사에 대해 불만 표하면서 헌재에 탄핵 기각 압박 의도 있는 듯

고 건 | 입력 : 2017/01/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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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로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인지 아닌지 모를 회견을 열었으나 시종 제기된 의혹에 대해 거의 대부분 부인하거나 통치권 차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일관해 아직도 국민 정서와 이반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대해 엮였다라는 극도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40여분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나 신년인사 및 티타임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당일 사라진 7시간에 대해 첫 발언을 한 박 대통령은 오해가 오해를 만들고 오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마음이 무거운데, 그 중 하나가 세월호 참사 당일의 일이라며 저는 그날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 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고, 전원 구조됐다고 해서 너무 기뻐 안심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오보였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제 할 것은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밀회를 했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가니까 기가 막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참사가 벌어졌을 때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는, 말도 안 되고 입에 담기도 민망한 얘기를 했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밀회를 하겠냐면서 그 시간이 지나니 굿을 했다는 얘기가 기정사실화됐는데, 너무 어이가 없었고, 그러다가 이번에는 성형수수 의혹도 제기됐다며 거듭 억울하다고 표현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해 제3자 뇌물죄 혐의 의혹이 점차 드러나는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며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서도 없었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박 대통령은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그것은 어떤 결정이든 간에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고, 여기저기를 제가 도와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삼성합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기(KD코퍼레이션)도 기술력이 있다는데 거대한 기업에 끼여서 제대로 명함 한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해서 그럼 알아봐서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으냐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와 KD코퍼레이션이)아는 사이였다는 것을 보도를 보고 알았는데, 제가 누구를 알아도 그 사람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것은 절대 금기라며 아는 건 아는 것이고, 절대 이익을 챙겨주는 일은 안 될 일이라고 말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를 몰랐다고 부정했다.

김영재 성형외과원장 회사를 지원한 의혹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이 외국 진출 기회를 못 갖는 걸 안타깝게 생각했을 뿐 특정 기업에 이득을 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 씨의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의 직무와 판단이 있는데, 어떻게 지인이 모든 것을 다한다고 엮을 수 있나라며 대통령으로서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 왔다고 역시 일관되게 부정했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 감독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장관과 수석(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을 추천했더니 기용됐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으로서 누구와 친하다고 누구를 봐줘야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들이 안고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던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부인하거나 모른다 또는 통치권 차원이라는 이야기로 사실상 기자회견이 아닌, 자신만의 주장만 나열한 것은 신년 벽두부터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체로 이날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의 진정한 속뜻은 불리해져가는 헌재 재판과 특검 조사에 대해 언론을 통해 사실관계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반복해 헌재와 특검팀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란 비난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 단체들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보수를 망라한 대다수 국민이 박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론을 돌릴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선 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에게 일정한 메시지를 줘서 탄핵 반대 여론을 끌어온다는 의도도 숨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년 첫 날,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를 접한 시민들은 부정으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절로 고개를 흔들고 있다.

<고 건 부장/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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