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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메세지, '성완종 리스트'는 없고 '사면'만 있었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해 '유감' 한 차례, 참여정부 '특사'에 대해서는 다섯 차례 언급

고은영 | 기사입력 2015/04/29 [03:24]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메세지, '성완종 리스트'는 없고 '사면'만 있었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해 '유감' 한 차례, 참여정부 '특사'에 대해서는 다섯 차례 언급

고은영 | 입력 : 2015/04/29 [03:24]

28일, 중남미 4개국을 순방한 뒤 귀국한 박 대통령은 청와대 김정우 홍보수석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는데, 시점이 4.29 재보선을 하루 앞두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불리한 특별사면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한 반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친박계 인사들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한 표현은 '유감'이라는 것에 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위경련과 인후염 등으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에 관해 유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에 대한 진실 규명을 언급하며 정치권의 금품 비리 의혹에 대해서 "과거부터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메세지를 보면 측근들의 의혹에 대해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한 차례한 뒤 5번에 걸쳐 참여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해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검찰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4.29 재보선을 여당에 유리하게 가져가게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 대통령의 이날 메세지에 대해 당장 새정치민주연합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선거의 중립을 위반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은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가리며 정쟁을 하는 여당의 편을 들어 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를 지원했다"며 "이렇게 물타기로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나서는 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사면을 말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또 직접 정쟁을 부추기고 나서는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성완종리스트'가 폭로한 정권 최고 실세의 부정부패사건"이라며 "차기 정권의 대통령을 배려한 퇴임 대통령의 사면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게 지금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나. 같은 지위에 놓고 다룰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유감'을 말했는데, 국민은 대통령의 말이 유감이다. 두루뭉술하게 유감을 표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공정성이 보장되는 특검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 등 수사 장애요인 제거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인 최고 측근실세들의 불법 정치·경선·대선자금 수수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하며, 수첩인사로 인한 거듭된 인사실패로 초래된 국정혼란과 공백을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더불어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리스트와 마지막 진술은 고도의 증거능력이 있음에도,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사건을 호도했다"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리스트의 진위를 가리는 게 아니라 리스트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대로 수집해 장본인들을 처벌하게 만들고, 나아가 그 대가성을 분명하고 그 자금의 용도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유감' 표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문 대표가 박 대통령을 '비리의 몸통'으로 직격탄을 날리자 "정신을 잃은 것 같다"며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서울 관악을 지원유세 중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문 대표에 대해 "문 대표가 (재보선에서) 4 대 0으로 패할 것이 너무 두려워 조금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메세지를 통해 특사를 문제삼으면서 과연 이번 재보선이 어떤 결과를 맺을 것인가에 따라 향후 정국은 급속히 얼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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