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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정국, 9일만에 막내려...여.야가 얻고 잃은 것은?

'필리버스터'로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 높여, 결과적으로 더민주가 이득이 많을 듯

고은영 | 기사입력 2016/03/02 [17:23]

'필리버스터' 정국, 9일만에 막내려...여.야가 얻고 잃은 것은?

'필리버스터'로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 높여, 결과적으로 더민주가 이득이 많을 듯

고은영 | 입력 : 2016/03/02 [17:23]


지난 1월 23일부터 8박 9일동안 이어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2일,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를 마지막으로 종결된다.

오후 5시 26분 현재,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오전 7시 2분부터 시작돼 10시간 20분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인해 여당과 야당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 분석해 봤다.

먼저 새누리당의 손익을 따져보면, 야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중단될 것으로 보고 원안에서 한 자도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을 고수해 보수층의 결집을 보다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들수 있다.

다시 말해 선거구 획정안을 무기로 ‘테러방지법’ 처리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야당이 손을 들 수 밖에 없다는 계산과 연이은 ‘필리버스터’가 이어질수록 여론이 피로감을 느낄 것이란 계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강수를 둔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율과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반면, 야당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라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거꾸로 새누리당이 잃은 것은
‘불통’ 이미지와 ‘공천룰’에서 파생된 ‘살생부’ 논란 등 내분이 강화됐다는 것을 들수 있다.

5공시절, 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로부터 고문을 당한 야당 의원(은수미.정청래 등)들이 10시간 넘게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원안 고수’만을 강조,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여당 지지율을 철회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테러방지법에 대한 찬.반 여론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공천일정이 지연되면서 ‘살생부 파동’ 등 상향식 공천정신에 위배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지지율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는 달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시작은 했지만 선거구 획정안에 따른 역풍과 시간이 흐르게 되면 결구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중단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성은 있었다.

그동안
“야당의 법안 발목 잡기로 민생.경제 살리기 적기대응이 불가능했다”고 외쳐온 새누리당에게 야당의 ‘필리버스터’ 탓에 선거구 획정안과 테러방지법의 막판 통과마저 지연됐다는 ‘누명’을 쓸 수 밖에 없었던 더민주의 입장에선 중단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을 통해 더민주는 여당의 민생.경제 프레임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지지기반을 선거 전에 총결집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앙일보의 자체 설문조사(홈페이지 온라인투표)에서 필리버스터 찬성 비율(85%, 10만6487명)이 반대 비율(15%, 1만8578명)을 압도할 정도로 유권자들의 응원 열기가 확인되어 중도층의 지지을 얻은 것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자신들이 제안한) 수정안을 더민주가 받지 않으면 (새누리당의) 필리버스터 종결에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야당 지지층의 외면을 자초하게 해 제1야당으로서의 선명성 경쟁에서 유리해 진 것도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 차후에도 개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도 성과라 할 수 있겠다.

반대로 잃은 것은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과정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독단’에 대한 의구심과 이에 따른 지지층의 역풍이 우려된다는 것을 들수 있다.

비공개 의총에서도 김용익, 배재정, 이학영 등 더민주 의원들이 “국민의 지지가 어마어마하다. (필리버스터를) 접는다는 것은 그 지지를 다 까먹는 출구전략”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의 길을 왜 따라가나. 중단은 안 된다”고 반발한 것은 ‘필리버스터’ 중단을 비판하는 지지층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손실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더민주는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승리한 것으로 분석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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