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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지각 개원' 피할 수 없을 듯, 새누리당 국회의장 양보 못해

더민주, 법사위 양보안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은 시큰둥

고은영 | 기사입력 2016/06/02 [17:50]

20대 국회 '지각 개원' 피할 수 없을 듯, 새누리당 국회의장 양보 못해

더민주, 법사위 양보안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은 시큰둥

고은영 | 입력 : 2016/06/02 [17:50]


7일로 예정된 국회 개원이 미뤄질 가능성이 여야의 대립으로 인해 높아지는 모습이다.

2일, 여야 3당은 20대 국회 개원 시한이 며칠 남지 않은 상태에서 원구성 협상 문제로 또 한 번 정면 충돌하면서 20대 국회도 '지각 개원'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어 가는 모습이다.

이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 협상 태도와 전략 변화에 만일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원내 1당인 더민주 몫으로 여겨졌던 국회의장직을 두고 새누리당이 전날 기존의 태도를 바꿔 "1당이 아니라 여당이 맡는 게 관례"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 맞게 국회의장은 야당 출신이 맡는게 타당하다"며 "(대신) 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에) 양보하겠다"고 제안했고, 같은 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천주교 추기경들이 새로운 교황을 뽑을 때 결론이 날 때까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진행하는 '콘클라베'식 원구성 협상을 제안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28년만에 법정시한에 맞춰 출범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3당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상 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면서 역공을 취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청와대가 여당에 '국회의장직을 고수하라'는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억측으로 우 원내대표가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더민주가 제안한
법사위원장 양보 제안에 대해서 "협치인지 야치(野治)인지 모르겠다"며 "국회의장과 핵심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려는 더민주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두 상임위는 여당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리"라고 밝혔다.

청와대 접촉 의혹과 관련해서는 "집권여당으로서 청와대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이 서로 의견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라고 더민주의 지적을 일부 인정하는 듯한 말을 했다.

이렇게 개원일이 불투명하게 된 데는 4.13참패 후,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여당으로써 국회의장을 가져야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더 꼬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고 본회의 날짜도 잡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쟁점법안 처리의 마지막 열쇠를 쥔 자리이다. 

상임위인 국회 운영.법사.예결위는 각각 법안과 예산안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로 운영위는 청와대를, 법사위는 사법부와 감사원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고 예결위는 예산을 결정하는 막강 파워를 자랑한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20대 원 구성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더민주로선 (법사위원장 제안이) 통큰 양보지만 문제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쪽에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좀 더 교착상태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놔 '지각 개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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