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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용산참사' 고인들이 떠나는 날, 하늘도 눈을 내려 슬퍼했다

유족들의 처절한 오열은 장례식내내 시민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고은영 | 기사입력 2010/01/10 [00:34]

<종합>'용산참사' 고인들이 떠나는 날, 하늘도 눈을 내려 슬퍼했다

유족들의 처절한 오열은 장례식내내 시민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고은영 | 입력 : 2010/01/10 [00:34]

'용산참사'로 5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꼭 355일째. 1월 9일, 5명의 고인에 대한 장례식이 시민들의 애도속에 치러졌다.

오전 10시 30분경, 고인들의 시신이 모셔진 한남동 순천향병원을 떠난 운구행렬은 영결식장인 서울역광장에 11시 40분경 도착했다. 서울역광장에는 미리와서 고인들을 기다린 민주당 정세균 대표, 한명숙ㆍ이해찬 전 총리,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정동영 의원, 문정현 신부 등 각계 인사와 시민 등 5천여명(경찰 추산 2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12시를 넘어서 진행된 영결식은 이강실ㆍ조희주 상임장례위원장의 개식사와 약력ㆍ경과보고, 조사, 조가, 진혼무, 유가족 인사, 분향, 헌화 순으로 2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이강실 장례위원장은 영결식 개식사를 통해 "1년 가까이 차가운 냉동고에 있던 희생자들을 이제 묻으려 한다. 편안히 잠드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故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는 유족 대표로 나서 "고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철거민이 다시 망루에 오르는 일이 없는 그런 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면서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이날 서울역광장 한 켠에서는 영결식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어버이회' 와 보수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50여명이 기자회견을 가져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조문객과 시민들의 비난이 계속되자 이들은 별 다른 저항없이 물러서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2시를 조금 넘겨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유족과 시민 등이 뒤따른 가운데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앞까지 약 3km 구간을 차도로 행진했으며, 4시 30분경에 도착 '노제'를 진행했다.

'노제'에서는 송경동 시인의 조시, 문정현 신부의 조사, 진혼굿, 분향ㆍ헌화 순으로 2시간 동안 노제가 치러졌고, 7시가 다 될 무렵 한 많은 현장을 떠나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에 위치한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서울역광장을 떠나면서 조금씩 흩날리던 눈은 남일당에 도착하면서 거세게 내리기 시작해 '노제'가 끝날 때까지 이어져 운구가 안장지인 '모란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8시가 다 될 무렵이었다.

'모란공원'에 도착한 운구는 유가족들의 오열속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300여명의 조문객과 100여명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장되었다.

이로써 '용산참사' 희생자 5인은 한 많은 이승과 작별하고 마침내 '영면'에 들게 되었다.

장례위는 10일 오전 11시, 삼우제를 지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찰은 서울역 광장과 노제 행사장 등 주변에 전ㆍ의경 67개 중대 4천 700여명을 배치, 일부 도로를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조문객들과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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