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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그는 누구인가?

김근현 | 기사입력 2010/02/25 [02:54]

이승훈 그는 누구인가?

김근현 | 입력 : 2010/02/25 [02:54]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한 개 씩 거머쥔 이승훈은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다 지난 해 7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케이스였다.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을 가리키는 말)'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기에 그의 '밴쿠버 신화'가 더욱 부각되는 것도 사실. 쇼트트랙 이력이 이승훈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승훈 선수는 초등학교 땐 '롱+쇼트' 병행했다. 쇼트트랙을 잘 탄 사실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성공했다면 다른 쇼트트랙 선수들도 전향을 고려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승훈이 초등학교 재학 시절 쇼트트랙과 롱트랙을 병행하던 선수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 타봤기 때문에 롱트랙을 빨리 적응했다"는 의견이다. 이승훈의 소속팀인 한국체대의
이준수 코치는 "이승훈은 초등학교 때 롱트랙에서도 각종 대회 상위권을 휩쓸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면서 "몇 번 연습삼아 탄 선수가 아니었다. 다만 훈련 환경이나 국제 무대에서의 가능성 때문에 중학교를 가면서 쇼트트랙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랩타임은 롱트랙에 유리했다.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치열하고 곡선 주로가 길어 전략과 승부수가 필요한 종목이다. 세계신기록이나 올림픽신기록이 쇼트트랙 무대에서 유독 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승훈은 이런 쇼트트랙 무대에서도 타고난 지구력을 바탕으로 랩타임이 꾸준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래서 오히려 자기 기록만 내면 되는 롱트랙에 더 어울리는 선수로도 평가받았다. 이준수 코치는 "이승훈이 쇼트트랙도 잘 한다. 하지만 페이스가 초반부터 끝까지 떨어지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어 롱트랙에 와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에서 익힌 코너링은 이승훈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쇼트트랙의 곡선은 반지름이 8m에 불과하지만 롱트랙은 23m다. 짧은 트랙을 오래 돌면 다리 근력에 엄청난 부하가 생겨 지구력이 증가하고 코너링도 훨씬 섬세해지는데 이승훈이 밴쿠버올림픽에서 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롱트랙 선수들이 쇼트트랙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코너링에 더욱 신경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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