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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 3차 공판에서도 검찰에 불리한 증언 이어져

곽영욱 전 사장, "한 총리가 골프채를 들고 갔는지 기억 안 난다"

정치부 | 기사입력 2010/03/12 [20:14]

한명숙 전 총리 3차 공판에서도 검찰에 불리한 증언 이어져

곽영욱 전 사장, "한 총리가 골프채를 들고 갔는지 기억 안 난다"

정치부 | 입력 : 2010/03/12 [20:14]

<법원에 출두하는 한명숙 전 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어제에 이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3차 공판도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검찰 주장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검찰에 불리한 상황이 이틀 연속 이어졌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변호인이 "한 전 총리는 여성부장관 재직시 (곽 전 사장과) 점심식사를 한 뒤 골프숍에서 골프채를 하라고 권하기에 `나는 골프를 치지 않는다'며 거절하고 `성의로 받겠다'며 모자 하나만 들고 나왔다고 말한다"며 곽 전 사장의 기억을 캐물었다. 

곽 전 사장은 "그날 한 전 총리를 어떻게 만났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골프숍에 있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같이 가서 사준 것은 기억나는데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가지고 갔는지는 기억이 안난다"고 검찰 공소 사실과 다른 증언을 했다.

곽 전 사장은 "검찰이 조사과정에서 골프숍 전표를 보여주기 전에 한 전 총리에게 골프채를 선물한 것을 기억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기억하지 못했다"고 답변했고, 한 전 총리도 답변을 통해 "골프도 치지 못하는데 골프채가 필요없었다. 성의에 감사하며 모자만 받아 가지고 나왔다"는 요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은 지난 8일과 11일, 1~2차 공판을 통해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고가의 일제 골프채를 선물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라면서 두 사람의 오래된 관계를 뇌물수수의 유력한 정황증거로 제시했으나 이날의 증언으로 기소 사실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던져줬다.

곽 전 사장은 이날, 검찰 수사 과정에서 했던 5만달러 전달 과정에 대한 진술을 변경했는데, 변호인이 제시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돈을 한 전 총리 손에 주었는지 아니면 다른 가구 위에 놓았는지를 묻는 말에 "출입문 근처에 둘 다 서 있는 상태에서 드린 것 같은데 어디다 올려놓고 그럴만한 것도 없었던 것 같다"며 "제 기억으로는 한 전 총리에게 바로 건네 준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변호인이 "어제 법정에서는 의자 위에 놓아두고 나왔다고 증언했는데 검찰 조사에서는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곽 전 사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돈의 전달 방식에 관한 설명 중 어떤 것이 맞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어제 진술한 것(의자에 놓았다고 말한 것)이 맞다"며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의자에 놓은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재차 확인해 검찰을 씁쓸하게 했다.

어제에 이어 이날도 한 전 총리에 대해 유리한 증언이 이어지자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의 정략적인 '표적수사'임이 드러났다. 검찰은 당장 기소를 철회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는 등 검찰에 대한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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