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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전 사장, '인사청탁도 없었다' 진술, 검찰 더욱 궁지에 몰려

핵심 증인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 번복에 검찰 대응책 마련 부심

고은영 | 기사입력 2010/03/15 [19:29]

곽영욱 전 사장, '인사청탁도 없었다' 진술, 검찰 더욱 궁지에 몰려

핵심 증인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 번복에 검찰 대응책 마련 부심

고은영 | 입력 : 2010/03/15 [19:29]
<법정에 출두하는 한명숙 전 총리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뇌물 5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공판을 거듭할 수록 옅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검찰의 입장도 수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는 돈의 액수가 검찰 조사 때부터 수차례 바뀐 사실이 드러났고, 돈을 건넸다는 진술 자체도 두 차례나 번복됐으며, 검찰도 이 사실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소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 검찰 내부에서도 돌고 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인 곽 전 사장을 두고 날 선 공방을 했는데, 이날 공방의 소재는 곽 전 사장의 검찰 조사 내용이었다.

그러나 증언을 통해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넬 때 인사청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뇌물죄 성립의 주요 조건인 '대가성'을 부인하면서 검찰에 또 한 번 곤혹감을 안겨줬다.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 통화를 할 때 안부인사를 했다"면서 "인사청탁을 할 이유는 없다"고 진술했다. 또 "한 전 총리가 스스로 공기업 사장 자리를 알아봐 줄 것이란 필링(느낌)을 받아 돈을 준 것"이라고 밝혀 법정에 또 웃음을 안겨줬다.

이날 공판으로 곽 전 사장의 진술은 마무리됐다. 그동안의 공판을 통해 검찰이 가장 중요시했고 기소에 자신있어 했던 곽 전 사장의 진술은 번복되면서 검찰은 궁지에 몰렸고, 반면 한 전 총리는 '무죄'쪽에 무게를 둘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오후 공판에 증인으로 출두한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도 "한 전 총리가 오찬 중 곽 전 사장과 관련해 공기업 사장 인사 청탁을 한 일이 없다"고 밝혀 한 전 총리에 대한 혐의를 벗기는데 일조했다.

변호인이 "한 전 총리가 오찬 중 (곽 전 사장을 공기업 사장 자리에 앉혀 달라는) 청탁을 했느냐"고 묻자 강 전 장관은 "총리가 (직위가 낮은 사람에게) 무슨 부탁을 하겠느냐"며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총리는 공기업 사장 인사권이 없어 관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한 "곽 전 사장과 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인데 곽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뿐만아니라 "곽 전 사장이 남동발전 사장직에 응모할 때 서류접수를 도와줬다는데 대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반격의 물증과 증거를 내세울 것이라는 이날의 공판은 의외로 싱겁게 진행됐으며, 검찰은 이렇다 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곽 전 사장과 변호인 측에 시종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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