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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 [4월 8일] 1976년, 두산 베어스 외야수 임재철 태어나다.

김종현 | 기사입력 2010/04/08 [00:20]

<오늘의 역사> [4월 8일] 1976년, 두산 베어스 외야수 임재철 태어나다.

김종현 | 입력 : 2010/04/08 [00:20]
▲사진제공=스포츠동아ⓒ

1976년 4월 8일,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임재철이 태어났다. 임재철은 천안북일고등학교와 경성대학교를 졸업하고 1999년 2차 17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굴곡진 선수 생활을 오랜 동안 보낸 후에 2004년 두산 베어스로 옮기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 2010년 현재 공익근무요원 2년의 공백을 딛고 두산 베어스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현수나 김동주 같은 다른 스타 선수들에 살짝 가려져 있는 임재철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와 프로야구 동기들 중에는 KIA 최희섭, 롯데 홍성흔, 김병현 등이 있다. 임재철도 그들 못지 않게 관심받던 기대주였다. 롯데 자이언츠 에 입단하자마자 입단하자마자 집중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백전 노장인 한화 이글스 송진우를 상대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활약하면서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2000년과 2001년 시즌에는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인기구단에 몸담고 있다보니 성적이 저조해도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었고, 그것이 부담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임재철은 2002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삼성 김응룡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큰 활약을 하지 못했고 2003년 다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되었다. 안정되지 못한 탓인지 한화에서 성적도 타율 1할에 머무르는 부진을 겪었고, 결국 2004년 두산 베어스의 차명주와 맞트레이드되었다.

임재철이 비로소 안정을 찾고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두산 베어스로 옮긴 후부터다. 임재철은 2005년 두산 베어스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보란듯이 재기했다. 그러나 2004년 말에 터진 프로야구 병역 비리 사건이 터진 후 공소 시효는 지났지만, 임재철도 재검을 받고 상근 예비역으로 2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사실상 몇 년이란 시간을 허비했던 임재철은 2009년 병역을 마치고 복귀하자 마자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민병헌, 유재웅, 이성열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주전 우익수 자리를 임재철이 당당하게 차지했다. 2009년 그의 성적은 타율 0.281, 426타석 359타로 홈런 6개를 포함한 안타 101개, 타점 50점, 도루 11개를 기록했다. 출루율 0.389에 장타율은 0.373이었다. 타석으로 보면, 2009년에 임재철은 2번 타자로 46경기 출장, 199타석이었고, 9번 타자로 27경기 90타석에 등장했다. 임재철은 김현수, 김동주처럼 거포로써 역할보다는 출루하여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역할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09년에 두산 베어스는 이종욱과 고영민의 부상 및 부진으로 1,2번이 모두 문제였는데, 임재철이 그들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줬다고 할 수 있다. 수비수로서도 임재철은 강한 어깨를 이용하여 2년이라는 공백을 가진 선수가 맞는 지 의문스러운 성적을 거두었다.

임재철에게 특이한 점은 그의 개인 응원가다. 롯데 자이언츠가 처음 시작한 선수별 응원가는 보통 응원단이나 팬들이 만드는데, 임재철만은 그의 딸이 만들었다. 올해 겨우 5살에 불과한 딸 지유양이 찬송가를 개사해 만들었던 것이다. "수달"(수비의 달인)이자 "타신"(타격의 신)으로 불리는 임재철이지만,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열심히 직접 만든 응원가를 부르는 5살짜리 딸이야말로 임재철의 힘의 원천이 아닐까 싶다.

사실 임재철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실한 사람으로 불린다.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일명 "달감독")은 성실함을 임재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뽑았고, 후배이자 경쟁자인 민병헌도 임재철이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고 감탄한다. 하지만 임재철은 그런 평가들에 대해 스스로 반론을 제기하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2009년 8월 1일 SK와 경기에서 역전 홈런을 치고도 "오히려 나에겐 마이너스였다"며 자책하는 임재철이다. 남들의 싫지 않은 칭찬을 스스로 깍아내리고 그런 자기 평가에 따라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뛰는 선수가 임재철이다.

그의 성실함은 2010년 시즌에 들어와서도 여전하다. 2010년 시즌 아직 1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두산 베어스의 선발 우익수는 임재철이 아니라 유재웅이다. 임재철은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타로 나선다. 하지만 4월 4일까지 임재철의 성적은 5타석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비록 교체 요원이지만 임재철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이며, 임재철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여서 이 점이 두산 베어스 초반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재철은 비록 시즌 초반이어서 경기가 몇 경기 없었다는 전제를 달아야 하지만 교체 요원이라고 적당히 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실함과 근성, 그리고 혹독한 자기 채찍질은 활약이 부진했던 탓에 만년 기대주로 머무르며 시간을 낭비해야 했던 지난 세월에 대한 반성과 고사리 손을 모아 응원하는 딸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팀에선 주전급이 될 선수가 두산에서는 후보나 교체 요원으로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두산 베어스 구단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아 굳이 중용하지 않아도 되었을 지도 모를 임재철을 믿고 기회를 준 김경문 감독과 두산 베어스 구단에 대한 보은도 섞어서 말이다.

2005년 3할의 성적, 2009년 2년의 공백 기간 직후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줬던 임재철이 올해 또 어떤 활약을 펼치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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